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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은 별일 아닌 상담이라고 생각했습니다.
그저 요즘 이상하게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
가볍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던 것뿐이었습니다.
그래서 집으로 무속인을 부르게 되었고,
그 선택이 이렇게 기억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.
문이 열리고, 무속인이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.
그런데 이상했습니다.
한 발짝 들어오자마자
그 사람이 그대로 멈춰 서 있었습니다.
보통은 인사를 하거나
집 안을 둘러보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
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
가만히 서 있었습니다.
잠깐의 정적이 흐르고,
저는 어색함에 먼저 말을 꺼내려 했습니다.
그 순간,
무속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
집 안을 한 번 훑어보았습니다.
그리고 조용히,
아주 담담하게 말했습니다.
“여긴… 사람 혼자 사는 집이 아닌데요.”
그 한마디 이후
그 말을 듣는 순간,
이상하게 공기가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.
갑자기 조용해진 집 안,
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공간이
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.
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
그 자리에 서 있었고,
무속인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습니다.
마치,
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이.
그날 이후로
저는 집 안의 사소한 변화에도
예민해지기 시작했습니다.
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
중요한 건 그 말 자체가 아니라
👉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이었습니다.
두려움은 때로
상황보다 해석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.
그래서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.
그날,
정말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요.
아니면…
그저
제가 그렇게 느끼기 시작한 걸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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